1. 개는 일년에 생리를 두번한다.
개의 임신기간은 두달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너무 짧아서 놀랍다. 두달만에 만들어지는 강아지라닛. 자연의 섭리인지 개는 여름되기 전에 한번, 겨울되기 전에 한번, 일년에 두번을 한다. 여름에 너무 덥기전에, 그리고 겨울에 너무 춥기전에 새끼를 낳고 기르기 위해서겠지? 사람과 같이 사는 개는 사람이 케어해주니 계절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길에서 사는 개는 너무 덥거나 너무 더울때 새끼가 태어나게 되면 살아남기 어려울것이다.
우리 두부도 첫생리는 3월 11일부터, 두번째 생리는 9월 5일부터 시작했다. 아직은 엄마가 되기에는 두부가 많이 어리기때문에 수컷인 만두와 생리기간 중에는 분리시키긴했지만 완벽하게 따로 두기는 쉽지않기때문에 위험했던 순간이 몇번있었다. 개의 임신확률은 95%라던가? 어디서 봤는데 관계를 하면 거의 그냥 임신이라고 생각하면 될정도로 임신확률이 높다고 하기때문에 엄청 조심해야했다.
두부가 호락호락하지않아서 만두가 올라타려고하면 도망을 잘 다니긴했지만.
첫생리는 생리기간이 거의 두달이였는데 두번째생리는 훨씬 짧았고 (얼마동안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3주~한달정도?) 생리양도 얼마되지않아서 기저귀한 날이 하루이틀밖에 없었다.
2. 생리 후 상상임신
첫생리가 끝나고 더이상 피가 떨어지지 않기 시작한 다음에 두부가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가까이 가기만 해도 이빨을 보이고 으르렁거리고 만지지도 못하게 경계하기 시작했다. 구석지고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서 나오지않았고 인형이나 장난감 등 뭐하나를 정하면 물고 계속 지켰다. 뺏어서 다른 닿지않는곳에 옮겨놓으면 그 밑에가서 움직이지않았다.
왜 그러는지 짐작가는거 없나?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면 그냥 바로 알수있는 행동인데 암컷을 처음키워보는거기도 하고 그 당시에는 왜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러는지 전혀 감을 못잡았다. 내가 뭘 잘못해서 삐졌나? 그런 생각만 하고 왜 그러는지 상상도 못했다.
맞다. 상상임신이였다.
인터넷에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보니까 딱 상상임신일때 나오는 행동이였다. 암컷은 생리 후 상상임신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자꾸 안들어가던 어두운 쇼파밑이나 테이블 밑에 들어가서 안나오고 인형을 여러개 줘봤더니 자기가 들어가있던 구석으로 물고가서 모아두고 지켰다. 인형을 만지는 시늉을 하거나 건들려고하면 으르렁거리고 못만지게 했다.
생각해보면 밖에서 사는 개의 경우 갑자기 준비없이있다가 임신이 되면 임신기간이 두달밖에 안되는 개는 어디서 안전하게 본인몸도 지키고 새끼를 낳고 지킬건지 갑자기 찾아보려면 시간이 촉박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상상임신이 걸려서 미리 준비를 하는것일까?어디가 안전한지 자리도 미리 찾아놓고 먹이도 모아놓고..
그 습성이 있는건가보다.
상상임신은 2주정도 지속됐고 전날 저녁까지도 으르렁거리고 만지지도 못하게하던 두부는 어느날 아침 일어나보니 며칠동안 상상임신 꿈꿨다는 듯이 원래대로 돌아와 방방뛰면서 아침에 마주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두번째 생리때는 상상임신에 걸리지않았다.
첫생리때만 일어나는 일인지, 아니면 이미 이곳은 모든곳이 안전한 곳이라는 걸 깨달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첫생리때는 생리기간 두달에 상상임신 2주... 거의 3개월의 시간동안 너무 힘들었다.
새끼낳으면 너무너무 모성애가 깊은 어미가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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